no. 03
MAR 2025 • Essay
Feel Less, Live More
감정을 덜어낼 때, 비로소 가벼워진다

감정 표현에 대한 새로운 시선
우리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당신의 느낌을 말로 풀어내세요." "억누르지 말고 전부 드러내세요." 세상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말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솔직한 것이 용기라고.
그래서 우리는 노력합니다. SNS에 오늘의 기분을 올리고, 친구들에게 감정을 토로하고, 일기장에 마음을 쏟아냅니다. 행복하면 행복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화가 나면 화났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표현하면 할수록 감정은 더 커지는 것만 같습니다. 작은 짜증이 말로 나오는 순간 분노가 되고, 사소한 서운함이 문장이 되는 순간 상처가 됩니다. 감정을 표현하면 가벼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당신을 더 무겁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덤덤 스튜디오는 여기서 조용히 묻습니다. 정말 모든 감정을 표현해야 할까요?
감정 표현이라는 의무
언제부턴가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무처럼 받아들였습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억압하는 것이고, 억압하면 언젠가 폭발할 거라는 두려움.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감정을 점검하고, 이름 붙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감정을 계속 끄집어내는 것이 정말 당신을 더 편하게 만들었나요? 아니면 오히려 그 감정 속에 더 오래 머물게 만들었나요? 표현은 때때로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말로 꺼내는 순간, 그것은 더 선명해지고, 더 구체적이 되고, 더 크게 느껴집니다. 사소한 감정도 표현되는 순간 '중요한 일'이 되어버립니다.
덤덤하게 감정을 다루는 법
덤덤 스튜디오는 다른 방식을 제안합니다. 감정을 덜어내는 것. 표현하지 않고도 가볍게 사는 방법. 이것은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에 불필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을 거대한 서사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않기
당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느끼고 있나요? 행복? 슬픔? 불안? 짜증? 사실 대부분의 순간, 우리는 딱히 뭐라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중간 상태에 있습니다. 그냥 좀 피곤하고, 약간 답답하고, 조금 무기력한 정도. 하지만 우리는 자꾸 이것에 거창한 이름을 붙이려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진단이 되고, 당신의 정체성이 됩니다. 그저 지나가는 기분이었던 것이 '내가 앓고 있는 증상'이 되어버립니다. 모든 감정에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오늘은 좀 그렇네"로 충분합니다.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아도, 정확히 진단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감정은 날씨처럼 그저 지나가는 것이니까요.
감정을 공유하지 않기
"나 오늘 진짜 힘들었어." 친구에게 이야기합니다. 친구는 공감해주고, 위로해줍니다. 당신은 좀 나아진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그 힘든 감정이 더 선명해진 기분입니다.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말하는 순간 그 감정이 더 고착화됩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당신은 정말로 더 힘들어집니다. 모든 감정을 공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혼자 느끼고, 혼자 지나가게 두어도 됩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지 않아도, 당신의 감정은 유효합니다.
조용히 당신 안에 두세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흐려지는 것을 지켜보세요.
감정보다 행동을 선택하기
화가 났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화났다는 감정을 표현하나요? 아니면 그냥 산책을 나가나요?
슬플 때는요? 슬프다고 말하나요? 아니면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나요?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행동을 선택하세요. 말로 꺼내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때로는 더 효과적입니다. 화가 나면 걷고, 슬프면 자고, 불안하면 정리하세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감정을 다루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말은 감정을 증폭시키지만, 행동은 감정을 해소합니다.
감정을 작게 만들기
"나 오늘 완전 최악이야." 대신 "오늘은 좀 별로네."
"진짜 화나서 미치겠어." 대신 "좀 짜증 나네."
"너무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 대신 "약간 불편한데 뭐."
감정을 표현할 때는 작게, 가볍게 표현하세요. 과장하지 마세요. 극적으로 만들지 마세요. 감정을 크게 표현하면 그 감정도 실제로 커집니다. 작게 말하면 작게 느껴집니다. 가볍게 말하면 가볍게 지나갑니다.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아는 용기
모든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모든 순간을 설명할 의무가 없습니다. 모든 감정에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이해받아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느끼고, 그냥 지나가게 두세요. 말하지 않아도, 쓰지 않아도, 공유하지 않아도, 당신의 감정은 충분히 처리됩니다. 침묵도 하나의 표현입니다. 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감정을 덜어내는 것은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에게 필요 이상의 공간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을 당신의 전부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덤덤하게,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입니다. 당신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하루를 망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것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는 한.
에필로그
오늘, 당신이 느낀 모든 것을 말로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SNS에 올리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일기장에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냥 느끼세요. 그리고 흘러가게 두세요.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능력입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가볍게 지나가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덤덤함의 지혜입니다.